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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태조사

"폭염 때문에…" 밭일하다 여성 사망 · 온열환자 속출 · 가축도 폐사

 

[SP데일리=임수진 기자]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전국적으로 폭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80대 노인이 밭일을 하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지역 곳곳에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가축도 폐사하고 있다. 폭염에 대한 정부의 '예방 안내 및 주의 당부'는 계속되고 있지만 폭염 열기가 거세지면서 피해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폭염경보 속 진주서 밭일하던 80대 여성 숨져 "열사병은 아니었다"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경상남도 진주에서는 80대 여성이 밭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으나 결국 숨졌다. 경남소방본부와 언론 등은 2일 "지난 1일 오후 8시 15분께 진주시 대곡면 한 밭에서 A(88)씨가 열사병으로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이웃 주민이 흉부 압박을 하고 있었다. A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였으며 구급대원들은 10여분간 심폐소생술(CPR)을 한 뒤 A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A씨가 검안 결과 열사병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다고 전한 상태다.

하지만 경찰 측은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지만, 이날 날이 더웠고 A씨가 고령이라 밭일 도중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주시는 7월 28일 오전 10시부터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었으며, A씨가 숨진 이날 진주지역 최고 온도는 32.5도였다.

 

한편, 지난 7월 30일 부산 연제구 한 공사 현장에서는 63세 남성이 터파기 작업을 하다 열사병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올여름 온열질환자 1195명…가축 24만마리 폐사

 

폭염이 연일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2일 발표한 '국민안전관리 일일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온열질환자는 지난 7월 31일 91명이 발생한 것을 포함해 5월 20일부터 7월 31일까지 모두 1195명이 나왔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6월 11일∼8월 1일 돼지 1만9224마리, 가금 23만669마리 등 가축 24만9893마리가 폐사했다. 양식에도 피해가 발생해 넙치 3567마리가 죽었다.

 

앞서 행안부는 지난달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폭염 위기경보 수준을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이어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후 2∼5시에는 야외활동이나 작업을 되도록 하지 말고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의 증세가 있으면 무더위 쉼터 등 시원한 장소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축사나 비닐하우스 등은 환기하거나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추고, TV, 인터넷, 라디오 등을 통해 무더위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해달라고 강조했다. 

 

◆경기도내 온열질환자 200명 넘어서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지역 누적 온열질환자는 200명을 넘어섰다. 이는 국내 전체 온열질환자(1천196명)의 17.6%에 해당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경기도 내 온열질환자는 올해 5월 22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전날인 7월 31일까지 모두 210명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온열질환 통계는 응급실을 운영하는 의료기관 가운데 참여를 희망하는 기관(전국 507곳, 도내 93곳)이 폭염대책 기간(5월 20일~9월 30일)에 신고한 환자에 한정된다.

 

응급실에 이송되지 않거나 응급실에 이송되더라도 의료진이 다른 원인으로 판정하면 온열질환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때문에 실제로 온열질환을 겪는 도민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도에는 지난 7월 24일 발효된 폭염특보가 9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현재 도내 22개 시군에 폭염경보, 나머지 9개 시군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여주 점동면 낮 최고기온이 36.7도까지 치솟았다. 


도는 폭염이 장기화함에 따라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하고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 근무 체계를 가동 중이다.

 

◆전국 지자체 "선풍기 등 폭염 예방 물품 8만1000여개 보급" 


폭염으로 정부를 비롯한 지자체들의 움직임도 바쁘다. 정부는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폭염대책비 150억원을 활용해 양산과 선풍기 등 폭염 예방 물품 8만1천여개를 보급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지자체가 폭염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폭염대책비 150억원을 조기 지원했다. 각 지자체는 이를 활용해 현장 근로자, 취약계층, 시민들에게 폭염 예방 물품 8만1천57개와 양산 1만2천400개를 보급했다.

 

먼저 야외에서 일하는 현장 근로자와 농어업인에게 냉토시와 냉스카프 등이 담긴 보냉장구 꾸러미 609개를 배부하고, 온열질환자 발생 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응급대처 꾸러미를 133곳에 비치했다.

 

독거 어르신과 노숙인 등 폭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선풍기와 염분 보충제 등으로 구성된 폭염 피해 예방 꾸러미 2510개와 개별 물품 7만7천805개를 지급했다.

 

행안부는 폭염 대처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전국 지자체에 확산하기로 했다. 또한 9월 30일까지를 '폭염 대책 기간'으로 지정하고, 피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이한경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지자체 및 관계기관과 폭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국민께서도 폭염 특보 시 외출과 야외작업을 자제하는 등 국민 행동 요령을 지켜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